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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잡지에서 찾은 '그 시절 청춘들의 고민'

by 행복한달조 2025. 4. 16.

90년대 잡지에서 찾은 '그 시절 청춘들의 고민'

1. 첫 번째 고민: “사랑은 타이밍이라는데, 그는 왜 내 맘을 몰라줄까?”

1990년대 잡지의 고민 상담 코너를 펼치면, 가장 많이 보이는 사연 중 하나가 바로 짝사랑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캠퍼스에서 마주치는 선배’, ‘친구처럼 지내는 동아리 오빠’,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는 그 사람’… 당시의 청춘들은 우연한 스침 속에서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연은 짝사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죠.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는데, 내 마음이 들킬까 봐 도망치듯 돌아섰어요.”
“편지를 써볼까 하다가, 그냥 매일 일기장에 혼자 써 내려가요.”

요즘은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DM 하나로도 쉽게 마음을 전할 수 있지만, 그 시절엔 용기 내어 쓰는 손편지 한 장이 전부였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더 애틋하고 오래 남는 감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담 코너의 답변도 대부분 “용기 내 보세요”, “지금이 아니면 평생 후회할 수 있어요” 같은 따뜻한 응원으로 가득했죠.

 

2. 두 번째 고민: “성적도, 꿈도… 난 왜 이렇게 평범할까?”

학력고사가 끝나고 수능이 시작되던 90년대, 청춘들의 또 다른 고민은 진로와 성적이었습니다.
특히 지방에 살던 학생들은 정보 부족과 경쟁 속에서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뭘까”를 고민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곤 했죠.

잡지 속에는 이런 고민이 많았습니다.

“나는 공부도 잘하지 않고, 특별한 재능도 없어 보여요.”
“부모님은 공무원을 원하시지만, 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당시에는 인터넷 검색도, 유튜브 강의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책과 잡지가 유일한 정보원이었습니다. 청소년 잡지에서는 각 직업의 인터뷰, 대학생활 체험기, 선배들의 이야기 등을 소개하며 ‘꿈 찾기’를 도와주곤 했죠. 상담자들은 대부분 “남과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의 장점을 찾아보라”는 조언을 건넸습니다.

그 말이 요즘 들어 더 와닿지 않나요?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 결국 가장 멀리 가는 길이란 걸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3. 세 번째 고민: “친구 사이도 너무 어렵고, 나 자신도 싫어요”

요즘 말로 하면 ‘자존감’, ‘관계 피로감’이라는 키워드가 되겠지만, 그 시절에도 많은 청춘들이 인간관계와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특히 ‘왕따’라는 단어가 점점 퍼지기 시작한 90년대 후반, 잡지에는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친구들이 나를 피하는 것 같아요. 말도 안 걸고,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에요.”
“나는 왜 이렇게 소심할까요? 나 자신이 싫어요.”

잡지의 편집자나 상담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연에 “당신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했습니다. 그 당시엔 지금처럼 정신건강 상담이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잡지 코너가 유일한 ‘위로의 창구’였던 셈이죠.

특히나 '상담 편지에 응답해주는 형·누나들'의 진심 어린 조언은 또래의 공감과 위로를 전달해주며, 많은 독자들에게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4. 네 번째 고민: “나는 왜 이렇게 외롭고, 세상에 나 혼자인 기분일까?”

이 시기 많은 청춘들은 막연한 불안감과 외로움도 토로했습니다.
휴대폰도 없고, SNS도 없던 시절. 친구와 다투면 연락할 방법도 없고, 사랑이 끝나면 미련은 오직 일기장에만 남았죠.

“밤이면 괜히 눈물이 나요.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겠어요.”
“TV 속 사람들처럼 웃고 싶은데, 난 왜 자꾸 마음이 무거울까요.”

잡지에서는 ‘마음 건강’을 다룬 칼럼들도 점차 등장했습니다. 명상, 산책, 글쓰기 같은 일상 속 치유 방법들이 소개되기도 했죠.
지금과 비교하면 미흡할 수도 있지만,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던 그들의 따뜻한 위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남아 있습니다.

그 시절의 고민, 지금의 나에게도 닿다
지금 돌이켜보면, 90년대 청춘들의 고민은 어쩌면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랑, 꿈, 인간관계, 자존감… 시대가 달라도 감정은 닮아 있지요.
잡지를 넘기며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치 오랜 친구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뭉클해지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