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돌아서 다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한 때 춤, 의상 등 여러 곳에서 복고풍이 불고 있습니다.
오늘은 복고가 왜 다시 돌아오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그때 그 시절” 패션, 왜 다시 떠오를까?
‘복고(Retro)’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Y2K, 뉴트로, 90년대 무드 등 다양한 이름을 달고 우리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죠. 특히 요즘은 과거의 패션을 다룬 잡지 화보들이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980~90년대 패션잡지 속 모델들의 스타일은 오히려 지금의 트렌드보다 더 신선하게 다가오곤 합니다.
그렇다면 왜 과거의 패션이 다시 조명을 받을까요? 첫 번째 이유는 “반복되는 유행” 때문입니다. 패션은 20년 주기로 반복된다는 이론이 있을 정도로 순환성이 강한 산업입니다. 과거에 유행했던 실루엣이나 컬러, 액세서리가 조금씩 변형된 형태로 재해석되어 다시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엔 촌스럽다고 여겨졌던 어깨 패드 재킷이나 벨벳 원피스도 최근에는 힙하고 세련된 아이템으로 돌아왔죠.
두 번째 이유는 “향수와 감성”입니다. 과거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자극하고,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MZ세대에게는 오히려 새롭고 이국적인 감성을 선사합니다. 이처럼 레트로는 시대를 초월해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코드가 되었습니다.
2. 잡지 화보 속 ‘레트로 미학’, 그 특별함
지금은 SNS와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많은 이미지와 패션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잡지 화보가 거의 유일한 ‘패션 바이블’이었습니다. 과거 잡지 속 화보는 단순한 옷차림의 소개를 넘어, 그 시대의 문화와 미학이 응축된 예술에 가까웠습니다.
예를 들어 1995년 Vogue Korea 화보를 보면 당시 유행하던 펌 헤어스타일, 미니스커트, 그리고 특유의 아날로그 색감이 어우러져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조명도 뽀얀 느낌이 강하고, 모델들의 표정 또한 지금처럼 강렬하지 않고 어딘가 ‘순수함’이 느껴지죠.
특히, 잡지라는 매체의 한정된 공간 안에서 완성도 높은 ‘컷’을 담기 위한 연출력은 지금 봐도 감탄이 나옵니다. 사진작가,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공력이 한데 모인 이 ‘완성된 이미지’는 단순한 복고를 넘어 지금도 영감을 주는 창작물이 됩니다.
3. 요즘 패션계가 다시 주목하는 ‘과거 잡지’
최근 패션 브랜드들은 마케팅 전략으로 ‘과거 잡지 스타일의 화보’를 재현하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일부 브랜드는 실제로 90년대 잡지를 오마주한 광고 캠페인을 제작하고 있으며,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은 80년대 이태리 Vogue, 일본의 Olive, Seventeen 등에서 직접 아이디어를 차용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도 셀럽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옛날 패션잡지를 스캔하거나, 헌책방에서 구한 잡지를 콘텐츠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종이 특유의 질감, 매트한 인쇄 느낌, 아날로그 톤의 색감이 디지털 시대에선 오히려 더 ‘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요즘 10~20대들이 과거 잡지를 새로운 미디어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그것을 단순히 과거의 자료로 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한 “레퍼런스의 원천”으로 사용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복고를 단순한 유행이 아닌, 하나의 디지털 시대의 문화 코드로 격상시킵니다.
4. 복고는 ‘회귀’가 아닌 ‘재해석’이다
많은 사람들이 복고를 말할 때 “돌아왔다”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실은 단순한 반복이 아닌, 시대에 맞게 재해석된 형태로 새롭게 태어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예를 들어 Y2K 패션이 유행이라고 해서 예전 그대로 입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당대의 실루엣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조정하고, 소재나 컬러는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바꿉니다. 심지어 잡지 화보 속 장면까지 ‘뉴트로’ 스타일로 패러디되며,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하이브리드 스타일”이 등장합니다.
결국 복고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를 위한 영감의 원천입니다. 과거의 잡지 화보가 지금의 우리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거기에는 유행을 초월하는 미학과 진정성, 그리고 ‘그때만의 감성’이 녹아 있으니까요.
5. 마무리하며: 우리도 하나의 화보가 된다면
오늘날 SNS와 블로그, 유튜브는 모두 ‘자신만의 콘텐츠’를 창조하는 플랫폼이 되었고, 우리 각자는 하나의 잡지 페이지처럼 ‘나’를 연출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과거 잡지 화보 속 복고는, 단지 옛날 스타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스토리를 담고 사는가”에 대한 힌트일지도 모릅니다.
복고는 돌아온 것이 아니라, 계속 다른 방식으로 우리 곁에 존재해 왔던 것이죠. 오늘 나의 스타일과 감성도, 언젠가 누군가에겐 ‘복고’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그게 바로 패션이 가지는 무한한 매력이 아닐까요?